가족애······,로의 초대

아리추





스킨을 발라주는 자매들
자매들은 나이가 들었어요
저보다 스무 살 즈음은 너끈히 많아 보입니다

서로의 머리를 말려줍니다
맨몸인 채로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난 주름에만
스킨이 흡수되도록
손길에만 집중합니다

미소가 평온합니다

풍경입니다 욕탕에 앉아서도
겨울이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머릿속에서는 눈이
내려앉습니다
따뜻하게 몸을 녹여도
자꾸만 눈은
내리고

수압이 좋습니다
씻어내려요
눈이 녹아서 흘러가는데요

Neck Shower
등목이네요

머리를 말려줍니다 다른
자매들입니다

자매들이 많군요
뒤에선 세신사가 노동의 준비를 합니다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은 각자의 몸을 움직입니다

너무 큰 욕장에서는 시간이
한 데 모여 잠겨갑니다

······.

온건하고 순진해집니다
물기를 닦고 몸을 말리는 동안
북슬북슬
하얀 털이 자랍니다

인간 역사의 요약집입니다

이만 나갈 시간입니다

······.





아리추
털이 북슬북슬한 구덩이에 누워있습니다. 같이 누울 친구들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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