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잠수가 취미인 새 외 2편

무무



001 잠수가 취미인 새


모가 입을 떼자, 때마침 비둘기 떼가 머리 위로 날아갔다. “이상한 고양이를 만났어. 자기가 새라고 말하는.” 모가 품에서 그림을 내밀었다. “잠수가 취미래. 자신이 새래. 간식 대신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할 거야. 걷다 만나면 네 얘기를 들려줘. 그러면 왜 숨을 참으라고 했는지 말해줄게.”




011. 주술이 취미인 새


모가 어떤 웹사이트를 공유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작은 숲, 아니 작은 정원이 있었다. 정원엔 오솔길이 있을 줄 알았지? 작은 허브가 심어져 있었다. /* 운명 점치기 */ 허브엔 어떤 문구가 새겨져 있었는데, 마우스를 호버하니 문구가 사라졌다. 문구를 클릭하면 페르시아의 서정 시인 하피즈의 문구로 그날 하루를 점칠 수 있었다. 오늘의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Friends, unlock the locks of the Beloved’s head. On this joyous night, let the story spread. (친구여, 사랑하는 사람 머리의 자물쇠를 풀어라 이 즐거운 밤에, 이야기를 퍼뜨리자.)"




044. 회귀가 취미인 새


세상 어디로든 통하는 문이 있었다. 그 문을 통해 새들은 이곳저곳을 날아다녔다. 어느 날, 한 새가 문을 넘어 사건이 없는 세상으로 건너왔다. 그곳에서 쓰인 이야기 속 이야기에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읽다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이곤 했다. 그건 또 다른 이야기가 되어 구전되었다. 새가 읽은 어느 이야기 속엔 세상 어디로든 통하는 문을 타고 사건이 없는 세상으로 건너온 새 이야기가 쓰여있었다. 그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이랬다. "세상 어디로든 통하는 문이 있었다."





무무
남선미(무무)는 플랫폼 회사에서 근무하며, 경험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바탕으로 웹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인공위성+82(satelliteplus82) 동인으로 활동하며, '기술-퀴어-텍스트'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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