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샌드위치
정하원/지피죽
오전의 카페에서는 창문 바깥에서 피아노를 연습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느리고 가끔
접질렀고 틀린 부분에서 되돌아가지 않았다. 하농인 것 같다. 규칙적인 간격으로
하강하는 소리가 들렸다. 해준의 말에 따르면 하농은 영원히 오르거나 내려갈 수도 있다.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영역까지 말이다. 하농은 성가와 닮았지만 어딘가에 가닿으려는
것은 아니며 걷고싶은 만큼 걷는 것에 가깝다. 그건 해준이 늘 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하농을 천사가 가져갈 일은 없다. 해준이 말했다. 나는 절반만 믿었다. 피아노는 양옆이
있다. 산책에는 양옆이 없다. 해준은 극장에 자주 간다. 해준은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다시 하농을 연습하는 소리가 들리는 어느 오전으로 들어와보자.
하농을 가져가는 천사가 있다. 나는 그것을 절반만 믿는다. 그런 마음으로 창문에 가까이
다가갔다. 바람을 맞는 순간에 약간 행복한 기분이 든 것 같다. 해준이 하는 말들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고 메뉴판에 적혀있는 것들을 완전히 이해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주인의 법령에 따라 내가 만든 샌드위치는 임시적이고, 열려있었으며, 선명했다. 빛깔이
좋은 치커리와 아보카도가 층층이 쌓여 있다. 어느새 천천히 천사가 줄어드는 것이
보인다. 절반의 천사? 더 멀리.... 피아노는 양옆이 있다. 산책에는 양옆이 없다. 극장에는
양쪽에 구멍 두 개. 이름은 위쪽으로 올라간다. 해준은 어느 쪽으로 나갔나? 모든 것을
한 번에 집어삼킬 푸른 것들을 생각하면 시간이 잘 간다.* 양쪽에 구멍 두 개. 과연.....
한 문으로 손님이 들어와 나에게 샌드위치에 무엇이 올라가느냐고 묻는다. 나는 외투를
단단히 여몄고, 단추를 하나 잃어버렸다.
정하원
